집에서 사용하던 오래되고 낡은 이불이 또 찢어졌습니다.
언제나처럼 집에 있는 바늘과 실로 찢어진 이불을 꿰매고 있는데, 문득 파벨라 빈민촌의 아이들이 덥고 자는 이불이 생각났습니다. 파벨라 가정을 방문했을 때, 밝게 웃고 있는 아이들 옆에 놓여있던 얼룩진 이불이 저의 마음에 깊게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에게 깨끗한 새 이불을 선물해 주리라 다짐했던 나와의 약속을 오늘 지켜야 할 것 같습니다.
꿰매던 이불을 내려놓고 이불을 사러 나갔습니다.
오픈월드 지원금으로 세일하는 이불을 한개당 70헤알 주고 15개를 구매했습니다. 더 많이 구입하여 아이들에게 주고 싶었지만 부족한 돈 때문에 다음을 기약해야만 했습니다.
새 이불에서 느껴지는 보송보송함과 기분 좋아지는 향취로 인해 나도 모르게 눈을 감고 큰 숨을 들이마셔 보았습니다. 가슴 깊은 곳까지 들어 온 새 이불의 정취는 나의 맘을 깨끗하게 씻겨 주었습니다.
세일해서 산 이불이지만 파벨라 빈민촌 아이들의 몸과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귀한 선물이 될 것입니다.
새 이불을 하나씩 품에 안고 집에 가는 아이들의 뒷모습에서 큰 기쁨이 느껴집니다. 오늘 밤에는 행복이 가득한 예쁜 꿈을 꿀 것입니다.
새벽1시가 되어도 잠이 오지 않아 오전에 꿰매던 이불을 다시 꺼내어 바느질을 하고 있습니다. 한 땀 한 땀 이불을 꿰매며, 지금 쯤 새 이불을 덮고 자는 아이들의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